• Sustainable Soil and Groundwater Management: Concepts, Current Research Trends, and Future Perspectives
  • Eunhee Lee1·Kitae Baek2·Eun Hea Jho3·Yongju Choi4,5*

  • 1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2Department of Environmental Engineering, Jeonbuk National University
    3Department of Agricultural and Biological Chemistry, Chonnam National University
    4Department of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5Institute of Construction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 개념, 연구동향, 미래전망
  • 이은희1·백기태2·조은혜3·최용주4,5*

  • 1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환경연구센터
    2전북대학교 토목/환경/자원·에너지공학부(환경공학)
    3전남대학교 농생명화학과
    4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5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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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Sustainability is commonly recognized as one of the new paradigms or norms that will reign the new era after the modern age of revolutionary economic development. This global trend calls for the adoption of the sustainability concept to soil and groundwater management. In fact, there are several such ongoing movements in practicing soil and groundwater management. Through literature review, this paper discusses the concept, practices, and future research needs of sustainable soil and groundwater management. We first discuss the definition of sustainable soil and groundwater management and possible methodologies to gauge or improve the sustainability of soil and groundwater management. Then, we introduce the research topics, exemplary practices, and propose solutions to elaborate sustainability in three representative subfields including soil and groundwater remediation, groundwater management, and soil management. We conclude with suggestions on the future research directions for successful adoption of sustainability concept to soil and groundwater management in the Republic of Korea.


Keywords: Sustainability, Soil, Groundwater, Management, Triple bottom line

1. 서  론

현재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기술적 동력, 점점 극심해지는 기후변화의 영향과 석유·천연가스와 같은 재생 불가능 자원을 둘러싼 국제 갈등의 심화 등 기술적·환경적·사회적으로 급변하는 시기에 살고 있다. COVID-19 팬데믹이 끼친 개인의 삶의 방식, 사회의 역할, 국가 간 교류에 대한 교란으로 세계가 겪는 기술적·환경적·사회적 변화는 더욱 가속이 붙고 있다. Costanza et al.(2020)은 2차세계대전 이후에 국제연합,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설립 등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세계에 새로운 규범과 질서가 정착되었으며, 그것은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표방하는 경제성장 패러다임으로, 국내총생산(global domestic product, GDP)은 그 패러다임을 상징하는 지표라고 역설한 바 있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COVID-19 팬데믹과 4차산업혁명 등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것들이 장기적으로 세계에 주고 있는 유무형의 영향력은 어쩌면 2차세계대전의 그것에 못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정립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새롭게 정립되는 규범과 질서는 인간이 사회와 환경의 구성요소를 다루고 대하는 목적, 관점, 방식 등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앞으로 인류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규범과 질서로 서서히 그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 우리는 전문영역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지속 가능(sustainable)” 또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용어를 많이 접하게 된다. UN 회원국가들이 2015년에 17개의 지속 가능 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에 합의하고 2030년까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 우리 사회 많은 분야의 캐치프레이즈가 되는 데 일조하였다. 탄소중립, 순환경제, 회복 탄력성 등의 개념 또한 최근에 크게 주목받고 있으나, 이것들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위 개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0세기부터 지금까지의 환경관리는 경제성장이라는 핵심 패러다임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인간 건강상의 위협과 환경파괴 및 환경적 악영향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지금까지 이루어진 환경관리의 역할은 다분히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것을 “business as usual, plus a treatment plant” 또는 “land doctoring”이라 표현하기도 했다(Colby, 1991).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말단 사후처리(end-of-pipe treat- ment)를 실시하여 최대허용 농도(또는 최대허용 위해도)를 달성하고자 하는 현재의 환경오염 관리 기술과 인프라는 이러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상징한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환경관리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으며, 보다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환경관리를 위하여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녹색공학(green engineering)과 녹색화학(green chemistry), 자원회수형 하폐수 관리, 분산형 물관리 시스템 등 새로운 개념의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Daigger and Crawford, 2007; Maes and Jacobs, 2017; Zimmerman et al., 2020).
토양 지하수 분야에서도 경제적 효율성과 규제론적 환경관리에 입각한 기존 관리 목표의 틀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성을 관리의 주요 목표로 하는 움직임이 국제 학계를 중심으로 최근 10여 년간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국내에서도 지속 가능한 토양 지하수 정화기술, 지속 가능한 토양 지하수 자원 관리방안 등에 대한 연구계의 관심이 꾸준히 포착되고는 있으나, 지속 가능한 지하수 자원 관리의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연구계의 움직임이 새로운 개념의 토양 지하수 관리개념 도출, 정부부처의 정책적인 변화나 관련 연구개발 프로그램의 실시, 관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방안을 유형별로 소개하며, 토양 지하수 관리의 지속 가능성 향상을 위한 발전방향을 제안한다.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를 위하여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의 기술적, 정책적 측면에 보다 집중하여 논하고, 산업적 측면 등에 대한 논의는 제시한 관리기술 및 정책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사항으로 한정한다.

2.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의 개념

2.1. 지속 가능성의 개념
지속 가능 또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용어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만큼 이것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지속 가능한 개발, 지속 가능한 정화, 환경적 지속 가능성 등과 같이 ‘지속 가능(성)’이라는 용어는 다른 용어와 결합되어 보다 구체적인 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속 가능성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이 다른 용어에 결합되었을 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용어가 일반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세계환경개발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WCED)의 보고서 “Our Common Future”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장래의 과제로 내세우면서부터이다(WCED, 1987). 이 보고서에서 WCED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미래 세대가 자신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이라고 정의했는데, 이것은 아직까지도 지속 가능한 개발의 정의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United Nations, 2022a). ‘환경적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정의한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Goodland(1995)는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자원의 공급원을 보호하고 폐기물의 수용 범위를 넘지 않으면서 인류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이라 정의하였으며, 이보다 근래에 Morelli(2011)는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균형과 회복 탄력성, 상호 연계성이 확보되어 생태계의 한계를 초과하지 않거나 생물다양성을 저감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사회가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환경적 지속 가능성의 개념은 1990년대 초반 등장했던 ‘환경적으로 책임있는 개발(environmentally responsible development)’,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ustainable development)’ 등의 개념으로부터 파생되어 발전한 것이다(Moldan et al., 2012). ‘지속 가능한 정화(sustainable remediation)’에 대해서는 Ellis and Hadley(2009)가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인간 건강과 환경에 주는 편익을 극대화하는 정화방법 또는 그 조합”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위와 같은 개념 정의의 사례들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용어를 문자 그대로가 가리키는 의미(어떤 상태를 오래 이어나갈 수 있는 성질)보다 이 용어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 맥락을 고려하여 규정짓고 활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속 가능(성)’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무분별한 채취와 사용, 환경오염과 파괴,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인류의 영속성이 의심되는 한편 여전히 지구상 인류 중 상당수가 충분한 삶의 질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자각에 발맞추어 대두된 개념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성)’은 1) 현재와 미래의 필요 모두에 대한 충족과 2)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또는 (재)생산을 주요 함의로 하며, 그 자체로 현재 상태의 유지가 아닌 개선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2.2. 지속 가능성 향상을 위한 전략
어떤 행위나 프로세스, 집단의 지속 가능성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보다 발전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데 가장 널리 쓰이는 전략 중 하나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요인을 모두 고려하고 추구하는 것이다(Fig. 1). 이를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요인을 지속 가능성의 세 가지 축(triple pillars of sustainability)이라 칭하고도 하고, 이 전략을 triple bottom line 접근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학자들에 따라 경제, 환경, 사회, 그리고 지속 가능성 간의 관계를 다르게 규정하기도 하고, 이 세 가지 축 이외의 다른 요소를 추가하는 사례도 있으나,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목표를 조화시킴으로써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은 1990년대에 제안되어 오랜 기간에 걸쳐 정립된 모델이다. Triple bottom line은 본래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으로부터 기인한 모델이다. 영국의 작가이자 경영인인 John Elkington은 저서 “Cannibals with Folks: The Triple Bottom Line of 21st Century Business”에서 기업 활동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을 논하면서 기업 활동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이익, 환경의 질, 사회적 정의의 3가지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Elkington, 1999). 이 지속 가능 기업 경영 전략은 단일 기업뿐만 아니라 산업이나 생산-소비 과정(supply chain)의 지속 가능 전략 수립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예: Goh et al., 2020; Moshood et al., 2021).
한편, OECD가 발간한 2000년대 환경 전략 보고서는 지속 가능성의 달성 전략 중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또는 (재)생산 측면을 강조한 사례이다. OECD(2001)는 이 보고서에서 환경적 지속 가능성의 특징을 다음의 네 가지로 요약하였다.
1. 재생(regeneration): 재생 가능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야 하며 그 사용량이 자연적 재생량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2. 대체가능성(substitutability):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야 하며 그 사용량은 재생 가능한 자원 또는 다른 형태의 자본으로의 대체를 통해 상쇄할 수 있는 수준 미만이어야 한다.
3. 동화(assimilation): 오염물질의 배출량은 환경이 동화(수용)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잔류성과 생물축적성이 높아 환경의 유효 동화 용량이 0인 유해물질의 경우 그 유효 배출량 또한 0이 되어야 한다.
4. 비가역성의 회피(avoiding irreversibility): 인간 활동이 생태계와 생지화학적·수문학적 순환에 비가역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해야 한다.
Ellis and Hadley(2009)는 지속 가능한 정화의 특징으로 다음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OECD(2001)가 제시한 환경적 지속 가능성의 특징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1. 에너지와 다른 천연자원의 소비 최소화
2. 대기를 포함한 환경으로의 물질 배출 최소화
3. 자연적 프로세스를 활용하거나 모방
4. 부지 및 자원을 재이용 또는 재활용할 수 있게 함
5. 되도록 오염물질의 완전한 분해를 달성
위의 특징으로부터 어떤 프로세스(또는 생산-공급 과정, supply chain)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지 평가하거나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프로세스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그 프로세스로 유입되거나 그 도중에 사용되거나 변환되고 그 과정으로부터 유출되는 자원 및 오염물질의 양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지속 가능성 평가와 달성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물질 흐름을 파악하는 일(물질 흐름 분석, material flow analysis)이 중요하다. 물질 흐름 분석은 어떤 프로세스의 전과정(life cycle)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 대상이 되는 프로세스 전과정의 물질 흐름을 분석하고, 파악한 물질 흐름으로부터 재생 불가능한 자원 소비의 절감 방법이나 환경 동화가 불가능한 유해물질 배출의 저감 방법 등을 도출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 향상을 위해 채택할 수 있는 주요 전략 중 하나이다.

2.3.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
‘지속 가능(성)’과 마찬가지로 ‘토양 지하수 관리’ 역시 개인 및 단체의 시각과 사회적·경제적 배경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규정할 수 있다. 여기에서 규정한 ‘토양 지하수 관리’의 개념은 저자들의 견해와 특별세션의 취지에 입각한 것이다. 토양과 지하수는 환경의 일부로서, 그 질의 저하는 인간과 생태계의 건강 및 다른 환경 요소의 질적 저하로 귀결될 수 있다. 인간 생활에 있어 토양은 동식물, 특히 작물이 생장을 하는 기반이면서 수분과 탄소를 포함한 영양소의 순환, 기후 조절, 지상 인프라 지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이다. 또한, 지하수는 하천·호소수와 함께 물 공급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구성하는 중요 자원이다. 이를 근거로, 이 논문에서 규정하는 ‘토양 지하수 관리’의 주요 범주는 크게 환경 요소로서 토양 지하수의 질적 관리와 자원으로서 토양 및 지하수의 관리를 토양 지하수 관리로 한다.
위에서 고찰한 지속 가능의 함의를 토양 지하수 관리에 대입하면,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는 전주기적인 관점에서 토양과 지하수 자원을 질적·양적으로 향상시키거나, 최소한 저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관리 방안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지속 가능한 토양 지하수 관리는 이 과정에서 토양 지하수와 연계된 다른 자원이나 환경매체에 재생 또는 복원 불가능한 손실이나 오염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토양 지하수의 질적 관리(부지정화 등), 지하수와 토양 자원의 관리에 필요한 의사결정에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요인을 모두 고려하고 이를 조화시키는 노력을 꾀하여야 하며, 토양 지하수 환경과 다른 환경요소(지표수, 대기 등) 간의 관계와 이들 간에 일어나는 자원, 오염물질 등의 흐름 또한 고려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최대허용 농도(또는 최대허용 위해도) 등 규제론적 환경지표를 사용하는 대신 지속 가능성 향상을 토양 지하수 관리의 주요한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토양 지하수의 오염물질이 다른 매체(물, 대기 등)로 단순히 이동하여 지속적인 환경오염원으로 작용하거나, 단편적인 환경관리로 인해 우리와 미래세대가 토양 지하수, 더 넓은 범위에서는 우리의 환경 또는 지구로부터 얻을 수 있는 편익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실책을 예방할 수 있다.

Fig. 1

Conceptualization of the relationships among the social, environmental, and economic pillars, and sustainability. Adapted from Purvis et al. (2019).

3. 국내외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기술 개발 동향 및 발전방향

3.1. 지속 가능 부지(토양 지하수) 정화기술
지속 가능 정화를 간단히 정의하면 지속 가능개발의 원리를 특정한 부지의 정화에 적용한 정화전략을 말한다. 지속 가능 정화는 오염부지를 위해 기반으로 관리하는 개념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2000년대 후반부터 지속 가능 정화 포럼(US Sustainable Remediation Forum)과 미국환경청에서 제시한 녹색정화(green remediation)를 통합한 것을 중심으로 그 개념이 정립되었다. 특히 지속 가능한 정화포럼은 국제 지속 가능 정화포럼으로 그 외연이 확장되었으며, 지속 가능 정화에 대한 표준안이 도출되었다(ISO/DIS 18505). 아직까지 위해 기반의 오염부지 정화도 정착되지 못한 우리의 상황을 생각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그리고 중국까지 이미 지속 가능 정화를 오염부지의 정화에 핵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sustainable and resilient remediation으로 그 개념이 확장되었다.
지속 가능 정화에서는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인 요인을 함께 고려한다. 그런데, 환경적 고려와 경제적 고려는 비교적 정화과정에서 많이 생각하고 고려하지만 사회적 고려는 공학적으로 접근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모호성도 가지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덜 고려되고 있다. 사회적인 부분은 주로 정화 현장에서 그 지역의 주민을 근로자로 고용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수준에서 그치게 된다. Simon은 사회적 고려가 주로 서비스 측면만 고려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며, 제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Simon, 2017). 제품을 고려하는 사례로는 정화 과정에서 녹색인증을 받았거나 재활용한 제품을 사용하거나, 생물학적으로 분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다거나, 신재생자원으로 제조한 제품을 사용하거나,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을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국토가 좁고 토지의 활용도가 높은 네덜란드에서는 2000년대에 이미 위해도 기반의 토지관리에서 지속 가능성 기반의 토지관리로 정책을 변경하였다. 위해 기반의 토지관리는 어떠한 정화조치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경제성, 과학, 분명한 의사결정에 초점을 둔다. 반면에 지속 가능 기반의 토지관리는 생태와 사회적인 부분을 고려하면서 지속 가능성의 3가지 축을 함께 고려하여 상승효과를 보일 수 있도록 하는데 보다 관심을 둔다. 그러나 여전히 모호한 측면이 강하다. 네덜란드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위해를 없애는 것을 지속 가능 기반 토지관리의 가장 기본에 두고 다른 부분을 고려하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Slenders et al., 2017).
위해 기반의 오염부지 정화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위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지속 가능이라는 개념을 여기에 도입한다는 것은 위해가 여전히 부지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지속 가능 부지 정화란 위해관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정화 및 부지 관리방법을 찾는 것이다. 지속 가능 정화에서 어떤 특정 기술이 적용되었다고 해서, 다른 부지의 정화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위해 기반의 오염부지 정화가 부지특이적이라면 지속 가능 기반의 부지 정화도 부지특이적이다.
지속 가능 오염부지 정화에서는 인체 건강과 주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정화조치는 지금 그리고 향후에라도 인체건강에 대한 위해를 없애고 주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정화작업은 모든 현장 근로자나 지역사회에 안전해야 하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해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일관되고, 명확하고, 확인할 수 있는 분명한 증거에 기초해야 한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은 기록으로 남기며 투명한 문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의사결정구조가 건전하며 이해당사자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하며, 의사결정은 과학적 합리성, 정확한 자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가정, 불확실성, 전문가의 판단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원칙하에 수행되기 때문에 오염부지 정화가 이루어지는 지역마다 부지 특이적으로 적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다음은 몇 가지 지속 가능 정화의 사례이다.

Case I: 오염 퇴적토의 지속 가능 정화(대만)
중금속으로 오염된 하천 퇴적토의 지속 가능한 관리방안을 결정하기 위해 인체건강 위해성 평가와 비용효과분석을 하고, 사회적, 환경적, 비용적 고려를 위해 다기준 의사결정 분석(multicriteria decision analysis)을 수행하였다. 정화전 위해성 평가에서는 아이들의 발암위해성이 높게 나타났다. 비용효과 분석 결과 정화 프로젝트가 경제적으로 타당하였다. 다기준 의사결정 분석 결과 활성탄을 사용한 원위치 피복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며 정화 후 인체건강 위해성도 적었다. 또한 활성탄을 활용한 원위치 피복이 퇴적토를 준설하고 이를 세척하는 방법보다 지역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적었다(Zheng et al., 2019).

Case II: 중금속 오염지하수의 정화(이란)
이란의 남서부에 위치한 Gashsara 지역의 42 km2에 달하는 대수층이 안티모니, 카드뮴, 셀레늄으로 오염되었다. 오염된 지하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부지관리자, 박사과정 학생, 컨설팅 회사, 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적용 가능한 정화기술을 점수화 하였다. 이 과정에서 자본비용(capital cost), 운영비용(operational cost), 환경영향, 2차 오염에 대한 위해도, 정화기간, 정화효율, 지역사회 수용성, 인체건강 위해의 상대적 중요를 고려하였다. 이 부지에는 양수처리, 반응벽체, 생물학적 정화, 화학세정, 자연저감(monitored natural attenuation)기술이 적용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차 전문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양수처리 및 자연저감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두 가지 정화기술의 점수가 비슷하여 보다 상세한 비교와 검토가 필요하며 지질학적 특성까지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Maseri-Rad et al., 2020).

Case III: PAHs 및 중금속 오염 중공업 부지(중국)
중국 남부에 위치한 50년 이상 중공업 단지로 활용되었던 부지가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PAHs)와 중금속으로 오염되었으며 오염된 양은 520,000 m3이나 되었다. 정화완료 이후에는 주거지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화전략은 토양세척, 열탈착, 안정화-고형화를 통해 22개월 이상을 활용하고자 하는 방안 1을 마련하였다. 방안 1에서는 전체 오염토양을 굴착한 후 반복적으로 세척했다. 0.075 mm를 기준으로 이보다 굵은 자갈, 모래, 미사는 세척 후 재사용하였다. 열탈착은 0.075 mm 미만의 토양에서 PAHs를 제거하기 위해 적용되었으며, 열탈착 후에는 잔류 중금속을 안정화하기 위해 MgO기반의 안정화제를 사용하였다. 처리된 토양은 현장을 되메움에 사용되었으나, 안정화제로 처리된 토양은 재개발 부지에 되메움이 허용되지 않아서 별도 처리하였다.
굴착하여 매립하는 것을 방안2로 설정하였다. 이 방안은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굴착한 토양 중 150,000 m3의 토양은 그 오염정도가 심하여 유해폐기물로 분류되어 시멘트를 사용하여 고형화/안정화 처리후 매립하였다. 나머지 370,000 m3의 오염토양은 오염부지에서 70 km 떨어진 매립지로 이송하여 최종처분하였다. 방안 2를 위해서는 12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에너지, 자원, 물질, 폐기물, 이송(transportation)으로 구분하여 각 방안에 대해 목록화하여 전과정평가를 수행하였다. 다기준 의사결정 분석을 통해 경제 및 사회적 부분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방안 1이 폐기물 발생, 작업자 안전,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서 방안2보다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지역사회 수용성 부분에서는 2개의 방안 모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Song et al., 2018).
몇 가지 사례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지속 가능 오염부지 정화에서 오염부지가 가지고 있는 위해를 원하는 목표로 낮추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가 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이 대안을 실행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평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많은 경우 전과정 평가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경제적 영역에서는 비용-효과 분석을 수행하여 평가한다. 사회적 영역에서는 다기준 의사결정 분석을 통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지역사회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정화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지와 정화과정에 어떠한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에 대한 가중치를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설문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
방법론적 측면에서 전과정 평가 기법으로 정화기술 자체가 환경에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을 고려한 연구는 많지는 않으나 국내에서도 수행된 사례가 있다(Jeong and Suh, 2011; Cho, 2012; Kim et al, 2013; Kim et al., 2014a; Kim et al., 2014b; Kim et al., 2015). 또한 정화 기술에 대한 비용-효과 분석도 부분적으로는 수행한 사례가 있다(Kim et al, 2012). 그러나 다기준 의사결정 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사회적 수용성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사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오염부지 정화 프로젝트를 지속 가능 정화의 개념을 모두 적용하여 체계적으로 수행한 사례는 더더욱 없다. 국내에서 국가 주도로 이루어지는 정화사업에서 지속 가능 정화 개념을 도입한 사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지속 가능 정화에 사용되는 평가기법은 평가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리 해석될 수도 있어 토양 분야 위해성 평가 검증위원회와 유사한 전문가로 구성된 ‘지속 가능 정화 검증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3.2. 지속 가능 지하수 자원 관리
지속 가능한 지하수는 일반적으로 ‘포괄적이고 공평하며 장기적인 거버넌스 및 관리를 통해 지하수 및 지하수를 포함한 환경의 동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Glesson et al. 2020). 여기서 동적으로 안정적(dynamically stable)이라는 표현은 외부적 요인(기상, 지하수 개발, 오염 등)에 의해 유래한 대수층 시스템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고 일정 시간 이후 다시 정상상태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즉 지하수의 지속 가능한 관리는 지하수를 활용하고 보존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고 대수층의 동적 정상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하수를 관리하는 방안을 통칭한다(Langridge and Fenci 2020).
지속 가능한 지하수는 다양한 개념을 포괄하고 있으며, 현재도 계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속 가능 지하수관리와 관련한 고전적인 정의 중 대표적 예로 Lee(1915)에 의해 제안된 ‘안전한 지하수 개발가능량(safe yield)을 들 수 있다. 안전한 지하수 개발가능량은 ‘대수층의 고갈 없이 정기적으로 또 영구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지하수의 양’을 의미하며, 해당 개념은 개발가능한 지하수량을 산정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 안전한 지하수 개발가능량 이후, 지하수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개념은 유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지속 가능한 지하수 개발가능량(sustainable yield), 지속 가능한 지하수 관리(sustainable groundwater management) 등으로 진화하여 왔다(Elshall et al. 2020). 해당 정의에서는 지하수의 지속 가능성을 정의하는 데 있어 지하수를 거시적인 수문학적 그리고 사회경제적 과정의 중요한 요소로 인지하고, 따라서 지하수 관리방안 수립 시, 지하수와 다양한 수문 및 사회경제적 요소와의 연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강조한다. 이와 같이 지속 가능한 지하수의 정의는 지하수와 연계된 다양한 요소들 간의 기술적 이해와 발전을 통해 진화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지속 가능한 지하수 관리는 수자원 보존, 수질관리 외에도 물순환 건전성, 생태계 보전, 깨끗하고 안전한 물의 공평한 공급, 초경계 지하수(transboundary groundwater) 관리, 기후변화, 순환경제와 자원재활용, 건강 및 위생 등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이렇듯 지속 가능한 지하수관리 거버넌스를 마련하고 기술적인 진보를 추진함에 있어, 지속 가능한 지하수 관리의 개념이 시대상을 반영하여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지하수의 지속 가능성을 논의함에 있어 지하수 자원의 보존과 개발의 프레임워크 외에도, 다양한 관점에서 지하수의 역할을 고찰하고 기술개발 동향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절에서는 지속 가능 지하수 관리 기술개발 동향을 최근 국내외적으로 주목받는 주요 이슈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3.2.1. 깨끗한 물과 위생의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
UN의 지속 가능 개발목표(SDG)의 여섯 번째 목표(SDG 6) 중 첫 번째 및 두 번째 타겟인 ‘깨끗한 물과 위생의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universal access to clean water and sanitation to all)’은 지속 가능 개발목표가 발표되기 이전부터 UN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물 관련 아젠다로 여겨져 왔다. 이는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권리는 인류의 기본권(human rights) 중 하나로, 개인의 국적, 성별, 직업, 나이 등과 관련없이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져야 하는 필수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UN, 2022b).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류의 기본권 중 하나인 깨끗한 물의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은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유엔 지속 가능 개발목표 타겟 달성도를 살펴보면 전 세계적으로 약 26%에 해당하는 인구가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약 46%의 인구가 안전하게 관리된 위생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UN, 2022c). 이러한 문제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의 개도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UN이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저소득 국가(low income countries) 전체인구의 71.2%와 81.9%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깨끗한 식수와 위생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UN, 2022c).
깨끗한 물과 위생의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지하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수처리와 관련된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음용수의 주요 공급원 중 하나로 지하수의 개발과 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지하수는 지표수에 비해 수질이 안정적이고, 지표 오염원의 영향을 적게 받아 간단한 수처리 또는 수처리 없이 먹는물로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상수관망의 발달과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를 통해 99%이상의 국민이 깨끗한 물과 위생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이 중 일부 수원은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2020년 기준, 마을상수도 및 소규모 급수시설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89%이며, 제주도의 경우 음용수의 100%를 지하수로부터 공급받는다(Ministry of Environment, 2022).
그러나 지하수가 항상 깨끗하고 안전한 수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하수는 자연발생 기원의 오염물질(비소, 라돈, 불소, 우라늄 등)을 수질기준 이상으로 포함할 수 있으며, 이렇게 오염된 지하수를 음용하는 경우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1990년대 세계적 이슈가 된 방글라데시 지하수의 높은 비소 농도와 및 이로 인한 국가 규모의 비소 중독(Nickson et al., 1998)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산업화 및 인류 활동 증대로 인한 지하수의 수질악화 또한 심각한 환경문제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지역지하수측정망 운영결과 2019년 기준 수질기준 초과율은 6.8~6.9%(GIMS, 2022)이며, 대표적인 일반오염 지표는 pH, 대장균, 질산성질소, 염소이온 등 인위적 기원 오염원의 영향을 받는 것이 주를 이룬다. Koh et al.(2017)이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제주도 전역을 대상으로 분석한 수질 자료를 살펴보면, 제주도 이용관정 중 질산성질소의 농도가 최대오염 수준(10 mg/L)을 초과하는 관정은 농업활동이 활발한 서부지역에서 주로 관측되며, 해당 지역에서 수질기준을 초과하는 관정의 비율이 20% 이상이었다. 이렇듯 자연 또는 인위적 기원의 오염원으로 인한 지하수의 수질 악화를 막고 양질의 깨끗한 지하수를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지하수 지속 가능한 개발 및 관리의 중요한 항목이다. 이를 위해 지하수 오염 취약지역 조사 및 관리 방안 수립, 지하수 오염 감시 및 제어를 위한 기술 개발, 지하수 오염 현장처리 기술 개발, 개발도상국의 지하수 수질 개선을 위한 적정처리 기술의 선진화 연구가 계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하수의 과다 개발로 인한 고갈을 방지하고 지표수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지하수를 활용한 물보급 시스템을 계속해서 공급하는 것 또한 깨끗한 물의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을 위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극한가뭄 등의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농업용수, 생활용수 부족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추세이다(Hyun et al., 2021; Song, 2015). 따라서 지속 가능 지하수 공급을 위한 지하수 기술개발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계속하여 증가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지하수 개발 유망지 선정 기술, 지하수위 실시간 감시 및 지하수 이용가능량 평가 기술, 지하수 최적 활용을 위한 관정 연계 활용 기술, 대용량 지하수 개발을 위한 기술, 지하댐, 인공함양 등 지하수 확보 기술, 암반지하수 특성화 기술 등에 대한 연구들이 꾸준히 수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하수가 깨끗하고 유용한 수자원으로서 지속 가능하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수자원 관리의 영역에서 지하수가 보다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여 우리나라 물관리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성 있고 경제적인 분산형 지하수 관리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실시간으로 지하수를 모니터링하고, 생산된 빅데이터를 처리, 활용하는 등 정보통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광역상수도로 상수도 관리가 일원화되는 흐름을 되돌려야 지하수가 지속 가능한 물관리의 소중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3.2.2.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전지구적 규모의 기후변화는 과거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으며, 전세계적인 기상 및 수문요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30년 사이 평균온도가 약 1.4도 상승하였으며,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The Govern- 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2020). 이상기후의 증가, 극한 가뭄과 홍수로 인한 물환경의 시공간적 변동성의 증가는 기후변화가 수문환경에 미치는 대표적 예이다. 국제사회는 기후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으로 파리협정을 채택하였다(UNFCCC, 2016). 파리협정의 핵심인 ‘탄소중립’은, 인간활동에 의해 배출된 온실가스가 전지구적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균형을 이루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더 이상 높아지지 않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전지구적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탄소제거와 흡수를 위한 기술 개발, 에너지 효율향상, 친환경에너지 확대, 순환경제 확대 등을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기본방향으로 두고, 전략으로는 배출권거래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등을 기조로 한 제도 및 법률적 접근, 제로에너지 등을 기반으로 한 온실가스 감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The Govern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2020).
화석원료의 대안 중 지하수를 이용한 대표적 신재생에너지원으로는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지열냉난방 시설이 있다. 지열냉난방의 적용은 국내외적으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권장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냉난방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신재생에너지 비율 중 지열히트펌프의 비율은 아직까지 1%대로 다소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KOSIS, 2022). 지열냉난방 시설의 적용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지열냉난방 시설 활용을 위해서 지하수를 이용한 지열냉난방 시설의 최적화 및 비용 절감과 관련된 기술 개발은 꾸준히 수행되어야 한다. 특히 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에 따라 향후 국민들의 냉난방 수요도 바뀔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러한 미래 냉난방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반영하여 향후 50년 이상을 대비한 지열냉난방 시설 운영설계안을 마련하고 장기 효율성을 예측하는 연구는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KIGAM, 2021). 더불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제로에너지빌딩, 제로에너지타운 등에 지열냉난방 시설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요소 기술개발 또한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지하철 등 지하구조물이 많은 대도시에서 지하구조물로 유입되는 유출지하수를 이용한 지열냉난방 등은 자칫 낭비될 수 있는 유출지하수의 활용 방안을 높이는 방안으로 평가되며(Cho and Yoon 2020; Lee and Yoon, 2019), 따라서 유출지하수의 열활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하수 개발 및 이용 시 소요되는 에너지량을 최소화하는 것도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지하수를 기반으로 한 마을상수도 통합관리, 에너지 친화형 발전시설 보급 등을 통해 지하수 개발 시 이용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탄소뿐만 아니라 물 이용량의 중립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하수 이용시설과 관련된 탄소계수 데이터베이스 구축, 지하수를 활용하는 경우 예상되는 탄소저감 효과 정량화를 위한 인덱스 마련 등의 연구도 수행되어야 한다.
지하수는 탄소순환과 지구상의 서로 다른 탄소 저장고 사이에서 탄소의 교환량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하수는 직접적인 탄소배출의 조절작용 보다는 2, 3차에 걸친 간접적인 탄소배출량 조절에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가령, 습지환경의 경우 습지 자체가 전세계 지표면에 차지하는 비율은 약 5~8%에 지나지 않지만 습지 저서가 저장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토양 전체가 보유한 탄소량의 약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Limpert et al., 2020). 따라서, 습지환경의 유지와 보존은 토양에 저장된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배출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습지의 주요 수원 중 하나인 지하수의 보전과 관리는 대기로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는 간접적 매개체로서 중요하다. 관련하여 탄소배출량 조절의 간접 영향원으로서 지하수 의존 생태계 보존을 위한 지하수의 역할과 이로 인한 탄소 저장능력에 대한 긍정적 효과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
탄소 저감 외에도 급변하는 기후환경과 그로 인한 다양한 물관련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한 미래 지하수의 관리와 활용연구도 수행되어야 한다.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후변화가 우리의 수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많은 선행연구들이 지하수 환경의 미래 변동을 예측하는 기술들을 제안하였고 개별 기술들의 예측성능 또한 발전하였으나, 대수층 환경의 기후변화 영향을 절대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다(Charles, 2016). 더욱이 기후변화는 현재 지하수가 직면하고 있는 수량 및 수질의 문제와 맞물려 지하수 환경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렇듯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가뭄, 홍수 등으로 인한 물재해 피해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지하수 환경의 보존을 위해서는 기후변화가 지하수 함양 및 저장에 미치는 영향, 지하수/지표수 상호작용 및 기저유출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 기후변화가 지하수 수질 및 온도에 미치는 영향, 해수면 상승이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 토지 피복 및 미래 지하수 사용량 변화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 등에 대한 연구가 그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데이터의 통합관리, 지하수와 관련한 다양한 수문, 사회적 요소의 모니터링 및 평가, 예측 및 평가 모델 등을 활용한 원격 감지 등의 기술개발 등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지중에 저장된 지하수는 지표수에 비해 지표환경 변화(극한가뭄, 홍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아 급변하는 수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완충제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추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자원의 시공간적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가뭄, 홍수 등으로 인한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기후변화에 대한 완충제로서 지하수의 가치 평가 및 활용 방안 다각화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3.2.3. 통합물관리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물 스트레스 증가와 도시화는 수자원의 고갈 및 수질악화 뿐만 아니라 수환경의 자연성 훼손으로 인한 물순환 왜곡과 수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를 초래하였다(Hyun and Han, 2021).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1990년대 이후 국제사회는 통합물관리(integrated water resources management) 개념을 도입하였다. 통합물관리의 핵심은 수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자연 및 사회 시스템 전반의 관리 방식을 통합함으로써 수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 및 물순환 건전성을 회복함에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제도적 초석을 마련한 후, 통합물관리 구현을 위한 기반 구축, 법령 및 계획 통합 방안 마련 등의 노력을 꾸준히 수행하였다. 물관리 일원화 및 물관리기본법 제정에 따라 수립된 제1차 국가 물관리기본계획은 통합물관리를 통한 건전한 국토 물순환의 달성을 주요 목표로 두고 있다(Hyun and Han, 2021). 따라서 국가 통합물관리의 프레임워크에서 지하수의 관리 정책과 체계를 재정비하고 물순환 전과정에서 지하수의 기능과 역할을 정밀 평가하는 것은 우리가 당면한 과제 중 하나이다.
통합물관리를 위한 시스템 통합의 기본원칙 중 하나는 지표수와 지하수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수문 순환과정에서 물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지하수-지표수 상호작용은 그간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으나, 이러한 결과들이 물관리 정책 및 관리 관행에 반영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 기저의 일부에는 과학자들의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연구 결과들이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의 활용도가 다소 낮았다는 한계점도 있는데, 특히 지하수-지표수 상호작용 등을 검토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이 작은 공간적 규모에 제한되어 있으며 다양한 생태수문학적 관계나 미래의 환경 및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하지 않아 유역 또는 국가 단위의 통합물관리 계획수립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기에 명확한 한계를 보여왔다(Stefanidis 2021).
산업화 이후 나타난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의 변화(기후변화, 도시화, 지하수 과다 개발 등)와 이로 인한 수재해 증가, 생태계 훼손, 수자원의 고갈과 수질악화는 통합물관리를 위한 초석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물환경 및 물수요를 반영하여 물순환 과정을 평가하는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대표적인 주제로는 유역 단위 통합물관리를 위한 지하수-지표수-토양수간 물순환 기작 평가, 도시 통합물관리를 위한 물순환 평가, 극한가뭄 및 홍수 등에 대비한 통합물관리 차원의 자료 구축 및 영향 예측, 통합물환경 내 수질 및 수온 변화 연구, 하천 수질 및 수생태 건강성 회복을 위한 물순환 건강성 평가 기술 개발, 통합물환경에서의 비점오염원 관리기술 선진화 등이 있다. 이를 위해 지하수-지표수 상호작용 규명 및 정량화, 기후변화가 지하수-지표수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 지하수-지표수 상호작용 평가를 위한 통합모니터링 및 수자원 관리방안 마련, 수문순환 과정에서 물의 흐름과 수생태계(예: 지하수 의존 생태계)간의 상호작용 평가를 위한 요소기술 선진화도 꾸준히 수행되어야 한다.

3.2.4. 지하수 수질 관리 및 신규 오염물질
기술의 발전 및 산업화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합성물질의 생산 및 배출은 지하수를 포함한 수환경에서 신종오염물질(emerging contaminants)과 관련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신종오염물질은 합성이나 또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화학물질 또는 미생물 중, 기존 환경에서 일반적으로 잘 관측되지 않지만 잠재적으로 환경에 유입되어 생태학적 또는 인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또는 의심되는 물질을 가리킨다(Rosenfeld et al., 2011). 신종오염물질에는 의약품, 화장품, 개인 위생용품, 계면활성제, 살충제 등 다양한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도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바이러스 등도 지하수 수질 문제를 야기하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오염물질로 알려져 있다.
수환경에서 신종오염물질이 인체 건강 및 수생 생물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은 많은 연구자에 의해 주목받기 시작하였으며, 따라서 신종오염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표준과 규정 수립의 필요성도 여러 차례 제안된 바 있다(Geisson et al., 2015).이러한 신종오염물질 중 일부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유기체에 파괴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환경에서 의약물질의 발생과 이에 따른 항진균 및 항생제의 내성 축적 등도 중요한 보건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수환경 내 신종오염물질의 탐지와 정화 연구는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는 대부분의 신종오염물질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많은 경우 오염물질의 거동 및 반응 기작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으며, 신종오염물질 측정 기술 또한 아직까지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신종오염물질의 토양 및 대수층에서의 거동 기작에 대한 연구는 아주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져 왔다. 특히 하수처리수 등에서 기원한 신종오염물질이 대수층 환경으로 유입되는 경우 그 농도가 상당부분 감소하게 되어, 현재 기술로는 지하수 내 오염여부를 감지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Gaston et al., 2019).
수환경 내 신종오염물질 관리에 관한 연구는 크게 (1) 신종오염물질의 기작 및 영향 규명, (2) 신종오염물질 측정 기술 선진화, (3) 신종오염물질의 안전한 처리 기술 마련으로 나눌 수 있다. 신종오염물질은 극소량의 농도만으로 인간 및 생태계에 미치는 잠재적 악영향이 높기 때문에, ng/L 또는 μg/L 범위에서 신규오염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이 꾸준히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다공성 매질과 같은 대수층 환경에서 신종오염물질의 유입원, 거동 경로, 반응 기작을 규명하고 노출위해를 평가하기 위한 실험실 또는 현장 규모의 실험 또한 계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최소한의 농도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종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처리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흡착, 막기술, 산화 공정, 인공습지 등을 이용한 처리기술 외에도, 광촉매, 생분해, 생물학적 처리, 나노 흡착제,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을 활용한 선진화된 처리기술 개발 또한 꾸준히 수행되어야 한다(Rathi et al., 2021).

3.2.5. 순환경제와 지하수
순환경제는 제품의 생산-소비- 폐기로 연결되는 기존 경제의 선형적인 구조를 탈피하고 사용된 제품의 재생 및 재활용을 통한 순환사용을 촉진함으로써 자원이 가진 실질적인 가치와 편익의 재창출, 사용, 회수까지의 가치사슬을 확장하는 경제개념이다(Fig. 2)(Kim et al., 2021). 순환경제는 제품의 효율적 이용 및 재활용을 통해 자원의 낭비 및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여 산업화 이후 빠른 속도로 고갈, 파괴되는 자원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다시금 회복하기 위해 UN과 EU를 필두로 한 국제사회가 강조하고 있는 정책이다(Moon et al., 2021).
물은 거의 모든 산업의 경제적 성장의 필수 요소이나 최근 산업화로 인한 전세계적인 수자원의 고갈과 오염, 그리고 기후 위기로 인해 물의 지속 가능성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렇듯 유한하고 소중한 자원인 물의 재순환 및 재사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이루어야 할 순환경제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지하수는 지표수에 비해 충진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 고갈 및 오염으로 인한 문제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지하수의 특성을 반영하여 순환경제 관점에서 지하수를 관리하고 대수층의 자연정화 능력을 고려한 물 재이용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의 선순환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인 접근 방식은 물 재사용, 하폐수 재활용, 물소비 감소를 위한 기술 혁신 등을 포함한다(Romano and Cecchi, 2020). 하수 슬러지를 활용한 바이오연료의 생성, 하폐수 바이오 고형물의 유기비료로의 전환, 하폐수로부터의 영양분(질소, 인 등) 추출 및 하폐수 수질 개선 등은 하폐수에 포함된 자원을 재이용하는 순환경제의 예이다(Nghiem et al., 2017; Wielemaker et al., 2018). 지하수는 대수층 함양관리를 통한 재충전 등을 통해 수량 및 수질을 개선하여 농업용수, 냉각수, 조경수, 청소용수 등으로 다양하게 재이용되고 있다. 정화된 하수는 대수층의 자정기능을 활용하여 그 수질을 더욱 개선하고 수량을 확보하여 음용수 및 생활용수로 이용되고 있으며 해안대수층으로의 염수침입 방지, 습지 등 수환경 복원 산업공정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USEPA, 2017).
물의 재이용과 선순환은 국제사회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가령 EU는 새로운 물 재사용 규정을 통해 농업에서 물 재사용에 순환적 접근 방식을 장려하고 있으며, 산업공정을 포함한 전분야에서 물의 재사용 및 효율성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EU, 2020).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국내에서도 물의 재이용과 선순환을 위한 정책들이 도입되고, 안전한 물 재이용을 위한 기술개발 수요도 계속하여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지하수 분야에서도 지하수 자원의 선순환 촉진 및 지하수 환경을 보전을 위한 대수층 함양관리 기술 적용 및 선진화, 하수재이용 촉진을 위한 인공함양 확대, 인공함양수의 수질 개선을 위한 친환경적 수처리 기술 개발, 지하수 재이용수 활용 방안 실증 연구가 꾸준히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3.3. 지속 가능 토양 자원 관리
토양은 식량, 섬유, 바이오에너지 등으로 활용되는 바이오매스의 생산,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기후 관련 가스 플럭스 조절, 수처리, 물질의 저장 및 공급, 생물 서식지 제공, 레크리에이션, 영감, 미적 환경 제공을 포함한 다양한 생태서비스 제공과 사회경제적 활동의 기반이다(Löbmann et al., 2022). 이러한 토양의 기능, 토양 자원의 사용 및 관리는 지속 가능 발전목표 달성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Evans et al., 2022; Löbmann et al., 2022). 따라서 식량, 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 변화와 토양 황폐화와 같은 다양한 환경 과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천연 자원으로서의 토양을 보호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이 시급하다(Evans et al., 2022).
토양 기능의 저하 및 손실로 정의되는 토양 황폐화는 전세계적인 문제로, 육상 생태계와 농업 생산이 위협받고 있고, 토양 기능의 지속적인 공급도 불확실한 문제로 많은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Jie et al., 2002; Hannam and Boer, 2004). 동시에 다양한 자원에 대한 수요 증가는 전세계적으로 토양, 물 등의 자원의 지속적인 공급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Montanarella and Vargas, 2012). 예를 들어, 꾸준한 세계 인구 증가는 한 사람당 경작 가능한 토지 면적을 계속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다(Montanarella and Vargas, 2012).
전세계 토양 자원은 지질학적 기간 범위가 아닌 한 제한적이고 재생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Montanarella and Vargas, 2012). 따라서 미래 세대에게도 비옥한 토양을 남겨주기 위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토양 자원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다른 토양 지하수 관리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지속 가능 토양 자원 관리에 있어서는 특히 기술적 발전 못지않게 법적 체계의 정착과 시민의 인식 수준 향상이 중요하다. 이 절에서는 지속 가능 토양 자원 관리를 위해 최근 제시되고 있는 기술적, 제도적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3.3.1. 지속 가능 토양 자원 관리를 위한 기술적 방안
통합유역관리: 생태계 악화 방지, 황폐화된 토지 복원 및 빗물받이 지역(rainfed area)의 지속적인 사용과 보전을 위해 통합유역관리가 가장 합리적인 접근법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Gebremeskel et al., 2019; Mekonnen et al., 2021). 에티오피아에서 수행한 연구에서는 통합유역관리를 실시한 유역의 토양 건강성이 통합유역관리를 하지 않은 유역의 토양 건강성보다 향상된 것을 보고하였으며(Gebremeskel et al., 2019), 통합유역관리가 토지 황폐화를 최소화하고 토양의 질을 향상시키며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Mekonnen et al., 2021).
부지특이적 영양 관리: 영양 관리는 토양 및 작물 관리 시스템의 주요 구성 요소이다. 부지특이적 영양 관리는 모든 토양과 모든 작물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부지특이적 작물 및 토양 관리는 특별한 처리가 필요한 적은 면적의 농경지를 건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법이다. 부지특이적 관리는 최대 경제 수익률(maximum eco- nomic yield), 최적 관리 방안(best management practices) 및 일반 농업 원칙과 관련된 행위를 포함한다. 다양한 작물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토양의 부지특이적 영양 관리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Kumar et al., 2014; Ramachandrappa et al., 2015; Seth and Singh, 2020).
토양 시험 서비스의 발전: 토양 시험은 토양 관리와 관련된 결정을 과학적 정보를 기반으로 건전하게 내릴 수 있는 기초가 되며, 토양 건강(soil health)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농경지에 적정량의 영양분을 공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흙토람이라는 웹사이트에서 작물별 비료와 물 사용을 처방하기 위한 다양한 토양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 농무성에서는 토양의 다양한 물리, 화학, 생물학적 특성 측정을 위한 토양 시험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토양 시험들은 아직은 대부분 농업과 관련된 토양 특성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다양한 토양 기능을 유지하는 토양으로 토양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서 토양 기능을 보다 잘 평가할 수 있는 토양의 화학적, 물리학적 및 생물학적 지표들에 대한 개발 및 시험 서비스의 확대가 필요하다.
특정지역 토양 지도화: 다양한 GPS/GIS 도구 및 원격 탐사 장비 등을 활용하여 토양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지도화(매핑)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센서와 실시간 데이터 통신 장비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토양 데이터에 대한 공간적, 시간적 변동성을 확인할 수 있다. 토양 특성들을 지도화하는 데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할 수도 있다(Dharumarajan and Hegde, 2022). 특히 토양 침식 관리에 이러한 토양 지도화 기술이 많이 활용되어 왔다(Khalil and Aslam, 2022). 이러한 정보는 토양 자원의 관리를 위한 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다(Žížala et al., 2022).
토양 관리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 의사결정자들은, 특히 자원이 제한되어 환경적으로 민감한 국가의 경우, 생태학적, 경제적 및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술적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보는 사용이 용이하고, 잘 정리되어 있고, 시기 적절하고, 정확하며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컴퓨터 지원 의사 결정 시스템은 전문가들이 현장에 필요한 적절한 추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최근 작물 생산 증진과 토양 관리를 위해 정보통신 및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Arshad et al., 2022; Cayuela et al., 2022; Chen et al., 2022; Mohammed et al., 2022).
토양 기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토양의 다양한 기능(예: 식량 생산, 생태학적 기능, 물순환, 기후변화 저감)으로 인해 토양이 가지는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토양 자원 관리에 대한 연구는 주로 토양의 비옥도와 관련된 식량 생산과 관련되어 있고, 전반적인 토양 기능(예: 탄소 격리, 생태학적 기능 및 서비스)과 관련된 토양 자원 관리에 대한 내용은 제한적이다(Lal, 2015; Powlson et al., 2011; Tóth et al., 2018). 토양 기능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환경적 및 사회적 인식과 필요는 다양한 토양 기능을 고려한 새로운 토양보전의 측면들에 대한 고려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과학적 및 사회적 요구를 해소하고, 동시에 다양한 토양 기능들을 평가하고 유지하기 위해 최신 기술을 활용한 토양 기능 관련 다양한 토양 지표들의 모니터링을 통한 데이터 확보 및 이를 활용한 새로운 토양 사용, 관리 및 보전을 위한 접근법 개발이 필요하다(Tóth et al., 2018; Dazzi et al., 2019). 토양 기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한 토양 기능에 대한 보다 향상된 이해는 토양 자원 관리의 기반이 될 것이다.

3.3.2. 지속 가능 토양 자원 관리를 위한 제도적 방안
법적 체계 마련: 토양 보전, 사용 및 관리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다양한 법률 문서와 지침서들이 국제적 수준에서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있다(Boer, 2010). 이와 더불어, 토양 보존을 위한 국가 단위의 법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토양환경보전법은 토양 자원의 전체적인 기능의 관리보다는 토양의 오염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의 토양 관리 관련 법들도 대부분 농업과 축산업을 위한 토양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을 초점으로 한 법률 체계들이다(Boer, 2010).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간한 “지속 가능한 토양을 위한 법안 초안 작성 지침서”에서는 법을 제정할 때 토양의 지속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생태학적 측면에 중점을 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Boer, 2010; Hannam and Boer, 2004). 토양환경보전법은 토양오염물질로 정해진 물질들의 관리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는 토양의 화학적 측면에 중점을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토양 자원의 보다 다양한 기능을 지속 가능하게 활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화학적 측면뿐 아니라 생태학적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 법적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교육을 통한 대중 참여: 많은 연구를 통해 이미 토양 자원의 특성에 대해 많은 정보가 생산되어 왔고, 좋은 토양과 토지 관리에 관한 이론도 관련 연구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토양 보전은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는 학계만의 영역이 아니다. 일반 대중이 토양을 더 잘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Dazzi et al., 2019). 최근 다양한 환경 문제들로 인해 대중의 환경 인식이 향상되고 있지만, 토양 황폐화를 되돌리고 토양을 보전하기 위한 대중의 개입에 대한 수용은 필요한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기존 연구로부터 교육과 토양보전은 긍정적인 관계에 있음이 알려져 있다(Thampapillai et al., 1994). 토양 자원의 중요성과 편익에 대한 대중의 인식 향상은 토양보전과 관련한 모든 수준의 교육 및 다학제적 연구, 조사 및 평가와 사회경제 발전 계획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Fig. 2

Comparison of linear value chain and circular economy practices (UNIDO, 2019).

4. 결  론

이 논문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 토양 지하수 관리에 대해 정의하고, 국내외 문헌에 대한 폭넓은 검토를 통해 지속 가능한 토양 지하수 질 관리(즉, 지속 가능한 정화), 지속 가능한 지하수 자원 관리, 지속 가능한 토양 자원 관리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주로 기술적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이러한 고찰의 과정에서 우리나라 토양 지하수 관리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제시하였으며,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속 가능한 부지정화 기술의 정착을 위하여서는 다학제간 연구를 통하여 정화기술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틀을 개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위에서 소개한 다기준 의사결정 기법, 전과정평가 기법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평가틀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정화사업의 환경영향과 자원소비에 대한 인벤토리가 충실히 구축되어야 하며, 광범위한 자료 수집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겠다. 새롭게 개발할 부지정화 기술 평가체계를 근거로 지속 가능성이 향상된 새로운 개념의 정화기술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기술적 발전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수 자원 관리의 측면에서는 우선 수자원 관리의 영역에서 지하수가 보다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여 우리나라 물관리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신뢰성 있고 경제적인 분산형 지하수 관리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유역 물관리에 지하수 자원이 보다 실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역별 지하수 자료(대수층 분포, 수자원량 등)를 체계적이고 효용성 있게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하수와 지표수-지하수 연계가 지속 가능한 물관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일반에 잘 입증하기 위해서 지하수 개발 및 이용, 지열냉난방 등과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광범위하게 구축하고, 이러한 행위의 탄소저감능력(또는 탄소발자국)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하며, 하수처리수의 간접 음용 재이용, 지하수댐 건설 등의 시범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하겠다.
지속 가능 토양 자원 관리는 지속적으로 토양의 다양한 기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토양 자원을 관리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식량 생산에 집중되어 있던 다양한 토양보전 방법 및 기술들을 보다 다양한 토양 기능 관리 및 보존에 확대 적용하고, 필요시 새로운 기술 및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토양 지표들의 모니터링을 통한 데이터 확보, 토양 지표와 토양의 생태서비스 간 연관성 규명 등 토양 기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도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 개발과 더불어 법적 체계 활용, 교육을 통한 대중 참여 등 제도적 방안을 활용해 토양자원토양 자원 관리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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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Article

  • 2023; 28(S1): 1-17

    Published on Jan 31, 2023

  • 10.7857/JSGE.2023.28.S.001
  • Received on Oct 10, 2022
  • Revised on Oct 17, 2022
  • Accepted on Oct 27, 2022

Correspondence to

  • Yongju Choi
  • 4Department of Civil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5Institute of Construction and Environmental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 E-mail: ychoi81@snu.ac.kr